불씨 발생 모든 가능성은 처음부터 배제를
산불이 심각하다. 공포의 수준으로 번지고 있지만, 진화는 그만큼 더디다. 이러다가는 자칫 전국적으로 산불이 다발적 확산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봄날은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회생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산불과 황사 등의 불청객도 그만큼 우리를 힘들게 한다. 경남 산청에서 처음 발생한 산불은 의성과 울주 등 여러 지역으로까지 마치 경쟁하듯 발생하는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하면 지난 21일 하루에만 6건 발생한 것이, 다음날에 29건으로 늘었다. 23일에는 다시 15건 등 산불 발생은 갈수록 지역을 넓혀가며 확산하는 양상이다. 진화는 더디다. 이유는 진화를 마쳐가다가도 조금의 빈틈만 있으면 다시, 강풍과 지리적 여건 등으로 재발 확산하는 모습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산청의 경우 동원된 인력과 장비 만해도 헬기 35대에 소방차 등 149대, 인력 2500여 명이 투입되고 있지만, 진화가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4명이 숨지는 사고도 일어났다. 현재까지 산불로 소실된 임야는 축구장 4600개 면적이 넘는다. 이쯤 되면 전북이라고 해서 안전할 리가 없다. 불구경하듯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련 기관과 공무원은 물론 전북도민 모두가 산불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거듭거듭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산불은 나는 괜찮겠지 하는 착각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예초기를 돌리는 것과 산불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번 산청의 경우 돌과 부딪힌 예초기의 불꽃에서 시작됐다는 보고다. 조금의 가능성만 있어도 무조건 주의해야 한다. 전국이 바짝 말랐다. 불꽃만 닿으면 발화로 이어지는 날씨다. 특히 논두렁과 비닐을 태우는 과정이 위험하다. 비닐은 불이 쉽게 꺼지지 않는 데다 바람에도 잘 날려서 산불의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소각 과정에서 다 꺼진줄 알았는데 잔불이 남아 강풍에 엄청난 화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봄철과 산불은 밀접하다는 인식을 항상 가져야 한다. 오직 주의하고 경계하는 일만이 산불을 예방하는 일이다. 산에서 담배를 태우는 일 자체가 산불의 예비범죄자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 시작은 사소한 것일지 몰라도 일단 산불로 확산하고 나면 재산과 생명은 물론 엄청난 규모의 국토가 훼손되는 것이다. 불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은 모든 행위는 산속에서는 물론 산 입구에서부터 배제돼야 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을 전북도와 소방당국이지만, 한 번 더 산불 예방 대책 점검하고 확인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