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해서야
드론 시대가 활짝 꽃피우는 모양새다. 드론을 이용한 농약 살포 등 다양한 농사 활용은 이미 대중화를 이뤘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중요 물품 배송부터 각종 드론을 활용한 행사 쇼까지 한 차원 높은 전시 기획 등이 가능해졌다. 전주시의 드론 축구 대회는 여러 가지 부작용 등 말썽에도 불구하고, 그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은 많다. 드론에 거는 다양한 활용력과 미래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드론은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수백억 수천억 하는 군사 장비들이 고작 몇만 원짜리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현실이다. 드론을 활용하는 것은 더 이상 기술력이 아니다. 생각이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드론인 것이다.
최근 김제시가 드론을 이용해 모악산 등산객에 커피와 간식을 배달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식료품 구입이 어려운, 이른바 식량 사막화 11개 마을에도 드론을 이용해 물품을 배송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김제시가 최근 국토교통부와 항공안전기술원의 드론 실증 도시 구축사업에 선정돼 이뤄지는 사업이다. 사업 제목도 눈길을 끈다. “준비 없이 떠나는 김제 모악산 소풍, 드론 간식 배달로 즐거움을 높인다” “우리 동네 일꾼 ‘드로니’로 두 손 가벼운 핸즈프리 배송”이다.
드론 커피 맛을 보기 위해서 김제 모악산행을 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설사 드론 커피나 간식을 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어도, 드론 커피에 대한 이야기꽃은 등산객들에게 드론이 펼쳐갈 다양한 상상을 열어줄 것이다. 이번 드론 실증 도시 구축사업이 던지는 의미는 크다. 왜 진즉부터 이런 사업을 시행하는 자치단체는 없었을까. 사업비도 고작 4억여 원이다. 생각만 있었다면 어디나 누구나 가능한 사업이다. 많은 기업과 소상공인과 자치단체가 여전히 고정관념을 규칙처럼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이디어가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관광객을 모으거나, 소비자를 오게 하거나, 분위기를 쇄신하는 등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기존의 방식과 틀로는 쉽지 않다. 발상을 전환하는 아이디어가 우선이다. 그러면 기술력이 따라올 가능성은 높다. 기업도 개인도 결국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삶의 질을 변화시킨다. 익숙한 것, 일상적인 것, 어제도 오늘도 해야 하는 것 등에서 잠시 생각과 시각을 바꿔보자. 오늘 당장에 회의 안건으로 아이디어 발굴 토론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