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가 다시 완연한 봄 기온을 되찾으면서 제철 식재료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봄에는 '달래'나 '냉이', '두릅' 등을 흔히 찾는다. 여기에 쌉싸름한 맛으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워주는 밥상 머리 식재료가 있다. '고들빼기 김치'를 말한다.
23일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약초이지만, 나물이나 김치를 만들어 먹어도 좋은 왕고들빼기의 효능, 그리고 생김새가 비슷한 다른 식물과의 구분 방법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왕고들빼기는 ‘쓴 뿌리 나물’이라는 뜻의 고돌채(苦葖菜)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쌉쌀하면서 고소한 맛이 나 3~4월에는 어린잎, 10~11월에는 뿌리를 나물이나 무침, 김치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한다.
왕고들빼기에는 몸에 유익한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농진청 분석 결과, 왕고들빼기 뿌리보다 잎에 총 폴리페놀이 2배 이상, 총 플라보노이드는 약 10배 이상 더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성분은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기존 연구에는 왕고들빼기에 함유된 락투신 등 항염 성분이 체내 염증을 완화해 신경 안정,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한의학에서도 왕고들빼기가 몸의 열과 독소를 제거하고, 위장을 튼튼히 해 소화력을 높인다고 전한다.
왕고들빼기와 비슷한 식물은 '노랑선씀바귀'다. 왕고들빼기 속(Lactuca)에 속하는 왕고들빼기는 선씀바귀 속(Ixeris)에 속하는 노랑선씀바귀와 맛, 먹는 부위,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리는 이들이 많다.

왕고들빼기는 잎이 깊게 갈라져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창 모양이며, 줄기에 털이 있고 하나의 굵은 뿌리가 아래로 길게 자란다. 반면, 노랑선씀바귀는 잎이 좁고 줄기에 털이 거의 없으며, 뿌리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뻗는다. 두 식물 모두 7~9월경 노란색 꽃이 피지만, 왕고들빼기는 꽃줄기가 노랗고, 선씀바귀는 검은색을 띤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금숙 특용작물이용과장은 “토종 약초인 왕고들빼기는 봄철 입맛을 살리고 몸의 활력을 채워주기에 안성맞춤인 식물이다. 앞으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약초 자원의 잠재적 가치를 발굴해 소비자 건강 증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