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 기술이전 제품화 완료…미생물 기반 병해충 종합관리체계 구축

농가에서 오이 병해충을 친환경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미생물 기반 기술이 실용화에 성공했다.
18일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화학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작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제법을 찾기 위해 지난 5년 동안 추진된 ‘잔류농약 저감을 위한 미생물 활용기술 개발’을 통해 이뤄졌으며, 전남대, 서울대 연구진과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오이는 국내 시설재배 작물 중 농지면적당 소득액이 높은 고소득 작물이지만, 토양 내 병원균으로 인해 모잘록병, 덩굴쪼김병, 탄저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병에 감염되면 뿌리와 줄기, 잎이 손상되고 생장이 저해되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현재 대부분의 농가는 화학농약을 사용해 병원균을 제거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친환경적 방제 방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1720종의 세균과 540종의 방선균을 분석하여 오이 탄저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두 가지 미생물(슈도모나스, 방선균)을 발굴했다. 이들 미생물은 병원균의 성장을 방해하는 항균활성물질을 생성하며, 탄저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물병에도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남대 연구진은 모잘록병과 덩굴쪼기병 방제에 뛰어난 방선균을 발굴하여 종자코팅제와 분말수화제를 개발했다. 종자코팅제는 미생물이 오이 종자 표면에 보호층을 형성하여 병원균 감염을 70% 이상 예방하고 안정적인 초기 생육을 지원한다. 분말수화제는 화학농약과 유사한 수준으로 병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다.

또한, 서울대 연구진은 바실러스 투린지엔시스(Bt)를 활용해 나방류 해충 방제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이 균주는 해충에 패혈증을 일으키는 내독소 단백질을 생산하며, 연구진은 이 균주의 내독소 단백질 생산량을 최대 100%까지 늘리는 최적의 대량 생산 조건을 확립했다. 이 균주는 오이의 주요 나방류 해충뿐만 아니라 시설재배지와 산림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나방류 해충 방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시험 재배지에서 검증한 결과, 탄저병은 43~56% 감소했으며, 오이 모잘록병은 무처리구보다 73%, 덩굴쪼김병은 최대 80% 방제 효과를 보였다. 바실러스 투린지엔시스(Bt) 미생물제의 배추좀나방 살충활성은 무처리구보다 61.6% 높았다. 이들은 시험 재배지 검증 후 제품화되어 올해 하반기부터 농업 현장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에 논문으로 게재되었으며, 국내외 산업재산권도 총 10건이 출원됐다. 아울러 산업체에 기술이전하면서 ‘오이 병 방제용 미생물 분말수화제’와 ‘종자처리제’ 제품이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나방해충 방제 미생물은 유기농업자재로 공시되었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신기술로 인증받았다.
농진청 김상범 농업미생물과장은 “앞으로 오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물에 적용할 수 있는 미생물 기반 병해충 방제 기술을 확대 개발하여 종합관리체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며, “환경친화적인 기술이 농업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어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운 변화를 가져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