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진희 작가가 12년 만에 고향 전주에서 '이윽고 슬어드는'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갖는다.
어머니의 깊은 주름 속에서 길어 올린 삶의 이야기를 담은 이번 전시는 17일부터 27일까지 전주한옥마을 사용자 공유공간 플랜씨(Plan C)에서 갖는다.
건강 회복을 위해 2013년부터 제주살이를 하고 있는 박진희 작가는 제주에서의 12년 활동을 바탕으로, 어머니들의 삶과 그들의 주름 속에 담긴 이야기와 끝나지 않는 질문들을 작품으로 드러내는 과정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다.
그는 "어머니들의 시간을 깊이 바라보며, 일상이 서사가 되고 역사가 되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고 말하면서 일제강점기와 4.3 사건, 한국 전쟁을 겪으며, 목구멍에 가둔 감정들과 죽음 위에서 삶을 이어 온 어머니들의 시간을 깊이 바라본다.
전시 큐레이터 김연주 씨는 "박진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라는 주어로 살아가면서 서로를 지키고 이해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개인을 지우지 않고 서로의 목소리를 드러낼 때 우리는 더욱 견고해진다"고 설명했다.
박진희 작가의 작품은 동망과 실을 재료로, 금속을 바느질하고 바닷물로 드로잉하여 어머니의 초상을 상징화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의 주요 작품으로는 어머니 손의 표정을 기록한 '낯_꽃', 돌봄과 노동의 힘을 새긴 '당신의 시간',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베인 눈물의 서시', 그리고 '살의 노래'와 '활活의 춤' 등이 있다. 구리 망이 수분과 염분에 의해 변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모습과 인간 관계의 변화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박진희 작가는 "보이지 않는 것에 말 걸기를, 낮추어 눈 맞추기를 수만 번의 바느질로 깃들여, 짙은 주름 속을 유영하던 살의 노래가 우리의 심줄이 되어 멈추지 않는 날개짓으로 활의 춤을 함께 하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개인전 오픈식은 17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