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양돈업계를 괴롭히는 대표적 소모성 질환은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로 국내에서만 연간 2700억원 피해가 발생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PRRS를 집단면역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제이비바이오텍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한국양돈산업 소모성 질환의 효율적 집단면역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주최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상욱 의원이다.
토론회는 송대섭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의 발제로 시작됐다.
송 교수는 “PRRS 바이러스는 변이가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백신으론 효과적 대응이 어렵다”며 “해외의 경우 차단방역(Biosecurity)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덴마크의 국가 차원에서의 PRRS 통제전략, 미국의 자발적 PRRS 지역 통제프로그램 운영 등을 소개하며 “일정 비율 이상이 면역을 가지면 감염이 줄고, 면역이 없는 개체도 보호받을 수 있기에 차단방역과 동시에 집단면역 형성 전략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좌장을 맡은 △조제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를 비롯해 △유광수 원광대학교 동물보건학 교수 △박영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천연물 연구소 선임연구원 △민희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김정주 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 등이 토론을 이어갔다.
박영태 KIST 천연물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고초균 포자 항원 발현 기술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이 PRRS 바이러스 대응에 효과적"이라며, "이 기술은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다양한 양돈 질병에 확장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민희태 KIST 박사는 실제 양돈장에서의 집단면역 실증 사례를 발표하며 "고초균 포자항원 사료 첨가를 통해 감염돈의 바이러스 배출 기간을 단축하고 배설되는 바이러스 양을 줄여 새로운 감염 가능성을 감소시킨 결과, 자돈 폐사율이 25%에서 1.8%로 크게 낮아졌다"고 언급했다.
고초균은 자연계에 널리 분포된 비병원성 호기성간균(桿菌)의 일종으로 공기 중과 볏짚·마른풀·토양에 존재하며 학명으론 바실러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lis)다. 이는 영양소 흡수를 촉진하는 영양 효과, 유익균을 증식시키는 효과,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제이비바이오텍 중앙기술연구소가 공동 연구한 ‘PRRS에 대한 면역능력 확인과 집단방어 능력’을 밝혀낸 논문은 네이처(Nature)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지난해 11월호에 발표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해당 논문의 사례를 통해 고초균 유전체(JBS-BS-001)로 PRRS 바이러스를 컨트롤하고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원리가 설명됐다.
패널로 나서진 않았으나 참관한 해당 논문의 공동연구 책임자 박현식 제이비바이오텍 대표도 “포자항원 PRRS 전용 면역증강제를 사료에 첨가하니 매우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며 “코로나19를 집단면역 효과로 극복했던 소중한 경험은 가축질병 차단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장·마을 단위에서 시·군·도 나아가 나라 전체의 면역 형성은 PRRS의 획기적 대응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광수 원광대학교 동물보건학과 교수는 “양돈 전문 수의사들도 최근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통제가 어렵다고 한다”며 “농장주들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양돈장을 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고 말했다.
김정주 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방역과 과장은 “소모성 질병의 경우 농가에서 발생 신고를 꺼려 현황 파악은 어렵다”면서도 “질병 감시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발생 농가의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를 완화해 발생 농가의 신고를 유도하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소모성 질병 정기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