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기대감 '전북형 늘봄학교'…희망 초등 1~2학년 100% 수용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전국적으로 늘봄학교 대상 학년이 초등 1학년과 2학년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학기 시작을 코앞에 두고 지난달 10일 대전에서 돌봄교실에 참여했던 초등학생이 교사에 의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기존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이 통합된 늘봄학교의 안전대책 강구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늘봄학교 참여 학생들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와 양질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2025 전북형 늘봄학교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2월 말까지 도내 409곳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늘봄학교 준비 상황 점검 및 컨설팅을 실시했다. 그리고 '전북형 늘봄학교'는 차질없이 정상 운영을 시작했다.
■ 전북형늘봄학교, 이렇게 달라진다
대전 초등생 피살사건 이후 전북형 늘봄학교는 '안전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참여대상 학년이 1학년에서 2학년까지 더 늘어난만큼, 학생들의 귀가 안전 관리 강화는 중요한 문제다. 특히, 학생 개별 맞춤형 귀가를 위해 '대면 인계 동행 귀가' 등 관련 지침을 보완했다.
또한, 학교의 여건을 고려해 늘봄실무인력 및 자원봉사자를 활용한 귀가 지원과 학교 안전지킴이나 경찰관 등을 활용해 취약지역 순찰을 강화하는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초등학생 ‘안심알리미 서비스’ 지원 및 CCTV·인터폰·비상벨 등 안전설비를 강화해 학생과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아울러 양질의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모의 양육 부담과 사교육비 경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북교육청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초등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매일 2시간씩 무상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참여율과 만족도가 모두 90%를 넘는 등 학부모와 학생들의 호응이 매우 높았다. 늘봄학교 참여 대상 학년을 2학년까지 확대하면서 올해는 학교 적응 지원 및 놀이 중심의 예체능, 사회정서, 기초학습 활동 등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매일 2차시씩 무상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북교육청은 지역대학 및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 양질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역대학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은 전북특별자치도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과 연계한 △전주대 '드론 으뜸이 드론축구 전북 △우석대 '사회정서 함양을 위한 움직임 정원 놀이 프로그램' △원광보건대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 친구'가 있다.
외부 기관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군산 '수상한 하늘정원' △김제 '꽃다비팜' △완주 '드림뜰 힐링팜' △임실 '애플트리힐링팜' △순창 '앵무새팜' 등이 준비됐다.
■ 전북형 늘봄학교의 특색, '학교밖 늘봄'의 내실있는 운영
교육부가 추진하는 늘봄학교는 방과후학교의 기능을 학교에서 모두 떠안아 저녁 8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형태다. 출퇴근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 맞벌이 부모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교육부의 처방은 되려 '탁상행정'이라며 교사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교사들도 퇴근시간 이후에는 부모였기 때문이다. 정규 교과과정이 끝난 학교에서 아이들을 수용할 공간의 부족과 인력도 문제였다.
그래서 '전북형 늘봄학교'는 저녁 6시부터 8시까지는 학교밖 늘봄의 형태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올해 217개 기관에서 '학교밖 늘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211곳에서 6곳이 더 늘어났다. 전주와 군산, 고창에는 거점돌봄센터 4곳도 마련됐다.
특히 정읍의 경우 13개 작은도서관 가운데 상동, 옹달샘, 수성, 다문화 등 4개 작은도서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총 16개의 늘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상동작은도서관의 경우 ‘내가 쓰는 위인전’, 옹달샘작은도서관의 ‘로봇사이언스 융합교실’, 수성작은도서관의 ‘요리랑 나랑 놀자’, 다문화작은도서관의 ‘코딩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이렇게 학교 근무시간이 끝난 오후 6시 이후에도 늘봄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 전북교육청의 설명이다.
■ '늘봄학교 전담체제' 완성…교원의 행정부담 줄이기
올해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지원실’을 구축하고, 늘봄지원실장, 늘봄실무사, 돌봄전담사 등 전담인력을 배치해 늘봄학교 전담 운영체제를 마련한다. 이에 더해 교육지원청 늘봄지원센터의 역할 강화를 통해 늘봄전담인력과 교원의 행정업무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늘봄학교 안착을 도모할 예정이다.
2023년 전국 합계 출산율은 0.72명이다. 특히, 전북은 2024년 4월 기준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가 3.5명으로 우리나라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상황이다. 초등학교 학령인구 또한 2030년에는 지금보다 38.3%가 감소하는 심각한 저출생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상황은 그냥 '감소'가 아니라 '지역소멸' 위기다.
‘저출생’의 원인으로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중에서 맞벌이 부부의 육아 공백, 여성들의 육아 퇴직으로 인한 경력 단절, 방과후 사교육비 증가 문제 등은 ‘늘봄학교’ 운영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서거석 교육감도 “지난해 전북형 늘봄학교가 높은 만족도와 성과를 보임에 따라, 전북교육청이 2년 연속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되는 데 기여했다. 올해도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늘봄 서비스를 제공해 학부모의 양육부담을 덜어주고 학생유출 없는 전북교육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